약을 쓰는 방법(用藥) 동의보감/잡병편2016. 5. 28. 22:36
약을 쓰는 방법[用藥]
- 최근의 의학이론에 대하여[近世論醫] »
- 형기의 상태에 따라 보하거나 사해야 한다[形氣用補瀉] »
- 약을 쓰는 대체적 방법[用藥大體] »
- 수와 화를 갈라 치료하는 데 대한 노래[水火分治歌] »
- 표본을 갈라 치료하는 데 대한 노래[標本分治歌] »
- 병을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본을 치료해야 한다[治病必求於本] »
- 병이 급할 때는 표, 완만할 때는 본을 치료 한다[急則治標緩則治本] »
- 표와 본에 생긴 병에 약쓰는 선후차[標本用藥先後] »
- 태양과 소음의 표병과 본병에 약을 다르게 쓴다[太陽少陰標本異藥] »
- 자연과 조화되는 것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毋伐天和] »
- 약을 쓰는 기본 방법[用藥大法] »
- 약 쓸 때 반드시 시금, 경금, 병금, 약금 알아야[凡用藥必知時禁經禁病禁藥禁] »
- 5가지 울증에 대한 치료법[五鬱治法] »
- 약은 병에 맞게 변통해서 써야 한다[用藥權變] »
- 땀을 내거나 설사시킬 때 주의해야 할 점[汗下之戒] »
- 유능한 의사는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한다[上工治未病] »
- 허하고 실한 데 따라 보하거나 사해야 한다[虛實補瀉] »
- 보하고 사하는 묘한 비결[補瀉妙訣] »
- 보하는 것과 사하는 것이 겸해진 것[補瀉相兼] »
- 소속을 찾아 치료하는 방법[求屬之法] »
- 병을 치료하는 3가지 방법[治病三法] »
- 병을 치료하는 5가지 방법[療病五法] »
- 생리작용의 근원을 보하는 것[滋化源] »
- 자모보사[子母補瀉] »
- 약은 간단하면서 요긴한 것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藥貴簡要] »
- 처방을 요약하는 것은 주머니를 졸라매듯이 해야 한다[約方猶約囊] »
- 의사는 책을 쓰지 않는다는 것[醫不著書] »
- 통하면 아프지 않다[通則不痛] »
- 기를 온하게 해야 한다[溫之以氣] »
- 병은 한, 습, 열, 조에 불과하다[人病不過寒濕熱燥] »
- 지양은 지음으로 보좌해야 한다[至陽佐以至陰] »
- 위기를 상하지 말아야 한다[勿傷胃氣] »
- 살찌고 여윈 데 따라 약을 쓰는 방법[肥瘦用藥] »
- 식사요법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食療治病] »
- 병을 치료하는 데 8가지 중요한 것[治病八要] »
- 보하지 말아야 할 4가지 병이 있다[病有不可補者四] »
- 표증, 이증, 허증, 실증에 쓰는 약[表裏虛實藥] »
- 풍증, 열증, 조증, 습증, 한증을 치료하는 방법[風熱燥濕寒治法] »
- 병을 치료할 때에는 먼저 병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治病先去根] »
- 18제(十八劑) »
- 약 쓰는 요령[用藥凡例] »
최근 의학이론에서 유하간(劉河間, 유완소(劉完素))의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장역주(張易州, 장원소(張元素))의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장씨의 약 쓰는 방법은 4철 음양이 오르 내리는 데 따라 약을 가감하여 쓰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내경』에 4철 기후에 따라 몸을 조리해야 한다고 한 뜻과 같다. 의사가 이것을 알지 못하면 잘못된 것이다. 유씨의 약 쓰는 방법은 묵은 것을 밀어내고 새것을 생기게 하며 약간이라도 막혀 있는 것이 없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새것이 계속 생겨나게 하는 자연법칙에 맞는다. 이것을 알지 못하는 의사는 의술이 없는 것이다. 장씨의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장씨의 방법을 잘 알지 못하면 작용이 센 약을 대담하게 쓸 수 없고 때를 놓쳐서 치료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유씨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유씨의 의술을 다 알지 못하면 당장 효과만 보려고 하기 때문에 남모르게 원기[正氣]를 상하게 하여 후일에 해를 입게 하는 일이 많다. 이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을 본받고 약점을 버리면 치료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해장].
형기(形氣)의 상태에 따라 보(補)하거나 사(瀉)해야 한다[形氣用補瀉]
『영추』에 “형기(形氣)가 약하고 병 기운이 심한 것은 사기(邪氣)가 성한[勝] 것이기 때문에 빨리 사(瀉)해야 하며 형기가 든든하고 병 기운이 약하면 빨리 보해야 한다”고 씌어 있다. 형기가 약하고 병 기운도 약한 것은 음양이 다 부족한 것이므로 이때에는 침을 놓지 말아야 한다. 침을 놓으면 더 부족해져서 음양(陰陽)이 다 고갈되고 혈기(血氣)가 다 없어지기 때문에 5장(五臟)이 더 허해지고 따라서 힘살과 뼈가 마르게 된다. 이와 같이 되면 늙은이는 죽을 수 있고 건장한 사람도 빨리 회복되지는 못할 것이다. 형기가 든든하고 병 기운도 센 것은 음양이 다 실한 것이므로 이때에는 빨리 사기를 사(瀉)하고 허실(虛實)을 조화시켜야 한다.
○ 병의 원인은 다 외감(外感), 내상(內傷), 화(火), 습(濕)이다. 습으로는 열이 생기고 화로는 담(痰)이 생긴다. 그러므로 병의 원인은 이 4가지뿐이다. 환자가 젊은이인가 갓 생긴 병인가를 살펴보아야 하며 습이 있으면 마르게 하고 화가 있으면 사(瀉)해야 한다. 습으로 생긴 열이면 습을 마르게 하면서 겸하여 열을 내려야 한다. 화로 생긴 담이면 화를 사하면서 겸해서 담을 삭게 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하면 더할 것이 없다. 환자가 늙은이거나 오랜 병이면 반드시 치는 것[攻]과 보하는 것[補]을 절반씩 해야 한다. 그러므로 환자가 젊은 사람인 때와 갓 생긴 병 때에는 사기를 치는 것을 위주로 하고 늙은이거나 오랜 병 때에는 허한 것을 보하는 것을 위주로 하는 것이다[단심].
『내경』에 “병이 생긴 초기에는 침을 놓아서 낫게 해야 하고 병이 한창 심해지는 때에는 병이 덜릴 때까지[可待衰] 치료해야 한다. 병이 경(輕)하면 발산[揚]시키고 중(重)하면 덜리게[減] 하고 몸이 약하면[衰] 좋아지게[彰] 하며 병이 상초(上焦)에 있으면 토하게 하고 하초(下焦)에 있으면 아래로 이끌어 없어지게 해야 하며 뱃속이 그득하면 설사시키고 속에 사기가 있으면 몸이 젖도록 땀을 내야 한다. 병이 피부에 있으면 땀을 내어 발산시켜야 하고 급하고 맹렬하면 눌러서 억제해야 하고 실하면 발산시키고 설사시켜야 한다”고 씌어 있다. 차면 덥게 하고 열하면 차게 해야 한다. 경[微]하면 역치[逆]하고 심(甚)하면 종치[從]해야 한다. 굳은 것은 깎아 내고 들어온 것은 내보내며 피로하면 따뜻하게 하고 뭉쳐 있는 것은 흩어지게 하며 머물러 있는 것은 치고 말랐으면 눅여 주어야 한다. 팽팽해진 것은 늦추어 주고 흩어진 것은 거둬들이고 줄어든 것은 보하며 머물러 있는 것은 돌아가게 하고 놀란 것은 안정시켜야 한다. 이와 같이 올라가게 하고 내려가게 하고 안마를 하고 목욕시키고 고약을 붙이고 몰아 내고 열어 주고 발산시키는 등 알맞은 방법을 써야 한다[내경].
○ 쇠약하면 보(補)하고 실[强]하면 사(瀉)하여 각기 그 기운이 편안해지게 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깨끗해지게 하고 안정되게 하면 사기가 약해지고 원기는 회복될 것이다. 이것이 대체적인 치료방법이다[내경].
○ 상초(上焦)가 실한 것이 낫지 않으면 토하게 해서 없어지게 하고 하초(下焦)가 실한 것이 낫지 않으면 설사시켜서 없어지게 해야 한다[왕빙].
간담3초 심포락은 화(火)로 보고 치료하고
비와 위는 습이 되고 폐대장도 마찬가지
신과 방광 심소장은 한열따라 다르다네
(수화가 각각 절반)
겉이 달고 오한나며 소장방광 수가 있고
겉은 찬데 더워하면 심장신장 화가 붙네
12경락 따져 보면 수와 화에 불과하네
간담 3초 심포락과 폐대장과 비위경은
수와 화로 갈라지고 소장방광 심신장은
열도 있고 한도 있어 공리해표 달리하네
속이 차고 더우며는 토하거나 설사하네
겉이 차고 더운 것은 땀을 내야 풀린다네
습은 한과 다름없고 화와 열은 한가지라
12경을 갈라 보면 한열밖에 다시 없네
이밖에 또 있다고 허튼 소리 하지말게
열이 심해 음을 막고 한이 심해 양 막으면
병이 몹시 깊다는 걸 그대 또한 잊지마소
태과하면 해로우니 받들어서 억제하세
긴한 맥은 한증이요 삭한 맥은 열증이라
표본갈라 치료함이 비결중에 비결일세
풍과 조를 치료하려 헛수고를 하지말게
화 하나만 치료하면 풍과 조는 없어지네
해표할 데 공리말고 공리할 데 해표말며
두 가지를 함께 하여 선후차를 잘 가르고
어느 것을 세게 할까 틀림없이 가려하소
습을 치료 할 때에는 수 하나만 없애고
분명할사 이 방법을 소문영추 가리켰네
자기소견 좁은사람 이방법을 웃는다네[자화].
소양은 본을 따라 상화가 되는 거고
태음은 중을 따라 습토에 속한다네
궐음은 중을 따라 화에 가서 붙어 있고
양명도 중을 따라 습에 가서 붙었다네
태양소음 두 표본은 음과 양이 서로 쌌네
풍과 화는 땀을 내고 조와 습은 설사시켜
병이 무척 많다 해도 화습으로 가르는데
소문영추 가리키는 둘도 없는 열쇠라네[자화].
○ 표(標)는 가지[梢末]이고 본(本)은 뿌리[根]이다[입문].
병을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본을 치료해야 한다[治病必求於本]
병을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표(標)와 본(本)을 알아야 한다. 몸에서 겉[外]은 표가 되고 속[內]은 본이 된다. 양(陽)은 표이고 음(陰)이 본이다. 그러므로 6부(六府)는 양이기 때문에 표가 되고 5장(五臟)은 음이기 때문에? 본이 된다. 각 장부(藏府)의 경락(經絡)에서 겉으로 있는 것은 표가 되고 속으로 있는 것은 본이 된다. 또한 몸에서 기(氣)는 표가 되고 혈(血)은 본이 된다. 병에서는 먼저 생긴 것이 본이 되고 후에 생긴 것이 표가 된다. 병을 치료할 때에는 먼저 본을 치료한 다음 표를 치료해야 한다. 만일 표(標)를 먼저 치료하고 후에 본(本)을 치료하면 사기(邪氣)가 더 왕성해지면서 병이 더 심해진다. 그러나 먼저 본(本)을 치료하고 후에 표를 치료하면 비록 수십 가지 증상이 있다가도 다 없어진다. 그리고 먼저 경한 병이 생기고 후에 중한 병이 생겼을 때에는 먼저 경한 병을 치료하고 후에 중한 병을 치료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하면 사기는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그것은 본을 먼저 치료했기 때문이다. 뱃속이 그득할 때에는 표본(標本)을 가리지 말고 먼저 속이 그득한 것부터 빨리 치료해야 한다. 뱃속이 그득해진 다음부터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표본을 가리지 말고 먼저 대소변이 나오도록 치료하고 후에 뱃속이 그득한 것을 치료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더 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변과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 것과 뱃속이 그득한 이 3가지 병 이외에는 그 어떤 병이거나를 막론하고 다 먼저 본을 치료하는 데 주의를 돌려야 한다[입문].
병이 급할 때에는 표를 치료하고 완만할 때에는 본을 치료해야 한다[急則治標緩則治本]
앓을 때 먼저 열이 나고 토하고 설사하면서 음식이나 약을 먹지 못하면 열을 내리는 치료법은 조금 미루고 먼저 토하는 것을 멈추어서 음식을 먹게 하고 겸하여 설사하는 것을 치료해서 원기를 회복시켜야 한다. 그 다음 열을 치료해야 한다. 이것이 완(緩)한 것과 급(急)한 것에 알맞게 하는 것이다[입문].
『내경』에 “표(標)에 병이 있을 때 표를 치료하는 방법, 본(本)에 병이 있을 때 본을 치료하는 방법, 본에 병이 있을 때 표를 치료하는 방법, 표에 병이 있을 때 본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고 씌어 있다. 그러니 표를 치료해야 낫는 병도 있고 본을 치료해야 낫는 병도 있으며 역치[逆取]해야 낫는 병도 있고 종치[從取]해야 낫는 병도 있다. 역치하는 방법과 종치하는 방법을 알고 치료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물어볼 필요도 없다. 표본(標本)을 알게 되면 치료를 잘할 수 있고 표본을 알지 못하면 제멋대로 치료하게 된다.
○ 먼저 다른 병을 앓다가 후에 역증[逆]이 생겼을 때에는 본(本)을 치료해야 하고 먼저 역증이 생기고 후에 다른 병이 생겼을 때에도 본을 치료해야 한다. 먼저 한증[寒]이 생기고 후에 다른 병이 생겼을 때에는 본(本)을 치료해야 하고 먼저 다른 병이 생기고 후에 한증이 생겼을 때에도 본을 치료해야 한다. 먼저 열증[熱]이 생기고 후에 다른 병이 생겼을 때에는 본(本)을 치료해야 하고 먼저 열증이 생기고 후에 뱃속이 그득한 병이 생겼을 때에는 표(標)를 치료해야 한다. 먼저 다른 병을 앓다가 후에 설사할 때에는 본을 치료해야 하고 먼저 설사가 나다가 후에 다른 병이 생겼을 때에는 본을 치료하여 조화시킨 다음 다른 병을 치료해야 한다. 먼저 다른 병이 생기고 후에 뱃속이 그득한 병이 생겼을 때에는 표를 치료해야 한다. 먼저 뱃속이 그득하다가 후에 가슴이 답답해졌으면 본부터 치료해야 한다. 몸에 객기(客氣)도 있고 동기(同氣)도 있는데 이때에는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면 표(標)부터 치료해야 하고 대소변이 잘 나오면 본(本)부터 치료해야 한다. 병이 생긴 것이 실증[有餘]이기 때문에 병사가 본에서부터 표로 갔을 때에는 먼저 본을 치료하고 후에 표를 치료해야 한다. 병이 생긴 것이 허증[不足]이기 때문에 병사가 표에서부터 본으로 갔을 때에는 먼저 표를 치료하고 후에 본을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먼저 병이 경(輕)한가 중(重)한가를 보아서 잘 조리해야 한다. 병이 경하면 표(標)와 본(本)을 다 같이 치료하고 심하면 하나만 치료해야 한다[내경].
태양과 소음의 표병과 본병에 약을 다르게 쓴다[太陽少陰標本異藥]
태양방광경(太陽膀胱經)의 표(標)는 열(熱)이고 본(本)은 한(寒)이다. 맥이 긴삭(緊數)한데 꾹 누르면 세게 뛰지 못하고 속이 빈 것 같은 것은 겉에 허양(虛陽)이 있고 속에 진한(眞寒)이 있는 것이다. 이때에는 『중경』의 강부탕을 달여서 식혀 먹어야 하는데 그것은 강부탕이 성질이 더운약이므로 본(本)에 있는 한(寒)을 치료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식혀서 먹는 것은 표에 있는 양(陽)을 치료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은 성질이 더운 약을 차게 하여 쓴 것이다. 소음심경(少陰心經)의 표는 한(寒)이고 본은 열(熱)이다. 맥이 침세(沈細)하다가 꾹 누르면 홍대(洪大)해지는 것은 겉에 허한(虛寒)이 있고 속에 실열(實熱)이 있는 것이다. 이런 데는 『중경』의 대승기탕 약재에 술에 법제한 대황을 넣고 달여서 뜨겁게 하여 먹는다. 술에 법제하여 쓰고 뜨겁게 해서 먹는 것은 표에 있는 한(寒)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대황과 망초는 본에 있는 열(熱)을 사(瀉)한다. 그러므로 이것을 쓰는 것은 언제나 변동시킬 수 없는 법이다[강목].
○ 수족소음(手足少陰)과 수족태양(手足太陽) 4경(四經)의 표본(標本)과 한열(寒熱)은 같지 않다. 표가 한이고 본이 열인 때에는 맛이 맵고 쓰면서 성질이 몹시 찬약에 술을 넣고 뜨겁게 하여 먹어서 열을 사(瀉)해야 한다. 이것은 성질이 찬약을 덥게 해서 쓰는 것이다. 표가 열이고 본이 한인 때에는 맛이 맵고 몹시 더운약을 식혀 먹어서 진양(眞陽)을 도와주어야 한다. 이것은 성질이 더운약을 차게 해서 쓰는 것이다. 양명(陽明)병과 궐음(厥陰)병은 표와 본에 따라 치료하지 않고 중(中)으로 치료해야 하는데 이 중이라는 말은 겉과 속의 중간도 아니고 아래위의 중간도 아니다. 이것은 때에 따라 알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입문].
자연과 조화되는 것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毋伐天和]
『내경』에는 “반드시 그 해의 운기[歲氣]를 먼저 알고 자연과 조화되는 것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씌어 있다. 또한 “기후에 틀리게 하지 말고[無失天信] 운기에 거슬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씌어 있다. 또한 “그 해에 주관하는 기(氣)가 왕성하고 쇠약한 데 대한 것과 허(虛)와 실(實)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의사가 될 수 없다”고 씌어 있다.
○ 모든 병에 대하여 4철 약을 쓰는 방법은 한열(寒熱), 온량(溫凉)을 물론하고 몸에는 성질이 서늘한 풍증약[風藥]을 쓰고 여름에는 성질이 몹시 찬약을 쓰며 가을에는 성질이 따뜻한 약을 쓰고 겨울에는 성질이 몹시 더운약을 써야 한다. 이렇게 해야 생화(生化)작용의 근원이 끊어지지 않게 된다. 전중양(錢仲陽)은 어린이병을 치료하면서 이런 이치를 깊이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내경』에는 “반드시 그 해의 운기[歲氣]를 먼저 알고 자연과 조화되는 것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씌어 있는데 이것이 완전한 치료법이다[동원].
○ 평화스러운 시기란 수(水)가 작용하는 것과 같은 시기이므로 맛이 맵고 성질이 더운약을 써도 다른 병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전쟁시기는 화가 작용하는 것과 같은 시기이므로 만일 맛이 맵고 성질이 더운약을 쓰면 황달(黃疸)이 생기거나 반진[班]이 돋거나 괴증[變壞之病]이 생긴다. 왜냐하면 이런 때에는 사람의 속에 화(火)가 생기는데 밖에서 또 화기가 침범하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는 맛이 맵고 성질이 더운약을 써서 땀을 내는 것보다 맛이 맵고 성질이 온화한 약을 쓰는 것이 더 좋다. 그리고 맛이 맵고 성질이 온화한 약을 쓰는 것도 맛이 맵고 성질이 서늘한 약을 쓰는 것보다 못하다[하간].
봄에는 토하게 하고 여름에는 땀을 내야 하고 가을에는 설사를 하게 하고 겨울에는 성질이 더운약을 쓰면서 뜸을 떠야 한다[중경].
약을 쓸 때에는 반드시 시금(時禁), 경금(經禁), 병금(病禁), 약금(藥禁)을 알아야 한다[凡用藥必知時禁經禁病禁藥禁]
시금(時禁)
시금이란 4철의 오르내리는 이치[升降之理]에 따라 땀을 내고 설사를 시키고 토하게 하고 오줌을 누게 하는 것을 알맞게 하는 것을 말한다. 오르내리게 하고 뜨게 하고 가라앉게 하는 것은 종치[順]하는 것이고 차게 하거나 덥게 하거나 따뜻하게 하거나 서늘하게 하는 것은 역치[逆]하는 것이다. 즉 봄기운은 온화하므로 이때에는 성질이 따뜻하게 하거나 서늘하게 하는 것은 역치[逆]하는 것이다. 즉 봄 기운은 온화하므로 이때에는 성질이 서늘한 약을 써야 하고 여름 기운은 더우므로 이때에는 성질이 찬약을 써야 하며 가을 기운은 서늘하므로 이때에는 성질이 더운약을 써야 하고 겨울 기운은 차므로 이때에는 성질이 더운약을 써야 하며 병이 상초(上焦)에 있으면 토하게 하고 병이 하초(下焦)에 있으면 설사시키고 병이 겉에 있으면 땀을 내고 병이 속에 있으면 설사시키는 것이다[동원].
○ 봄에는 토하게 하는 것이 적당하다. 왜냐하면 만물이 생기는 것을 본받아 양기(陽氣)가 울체[鬱]된 것을 쉽게 풀리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땀을 내는 것이 적당하다. 왜냐하면 이때에는 만물이 자라 실(實)해지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설사시키는 것이 적당하다. 그것은 만물을 걷어들이는 것을 본받아 묵은 것을 몰아내고 새것을 생기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든든하게 간직하게 하는 것이 적당하다. 그것은 만물이 저장하는 것을 본받아 양기(陽氣)가 동(動)하지 않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동원].
경금(經禁)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은 모든 양(陽)에서 첫째인데 몸의 뒤[身之後]로 지나갔다. 여기가 풍한(風寒)에 상(傷)했을 때에는 땀을 내야 하고 병이 방광(膀胱)에 올라갔을 때에는 오줌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만일 너무 일찍이 설사시키면 여러 가지 증상이 생긴다. 그러니 이것이 첫째로 금해야 할 것이다.
○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은 몸의 앞[身之前]으로 지나갔는데 여기에 병이 생기면 주로 배가 불러 오르고 그득해지며 대변보기 힘들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때에는 설사시켜야 한다. 이때에는 땀을 내거나 오줌을 나가게 하면 진액(津液)이 몹시 줄어들게 된다. 그러니 이것이 둘째로 금해야 할 것이다.
○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은 몸의 옆[身之側]으로 지나갔는데 여기에 병이 생기면 추웠다 열이 났다 하고 입이 쓰며 가슴과 옆구리가 아프다. 이때에는 화해(和解)시키는 것이 적당하다. 또한 담(膽)에는 드나드는 길이 없으므로 설사시키면 병이 태양(太陽)으로 침범해 가고 땀을 내면 양명(陽明)으로 침범해 가며 오줌을 나가게 하면 생겨나던 기운이 음(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러니 이것이 셋째로 금해야 할 것이다[동원].
병금(病禁)
병금이란 양기(陽氣)가 부족하고 음기(陰氣)가 실(實)한 병 때 여러 가지 음식이나 약에서 음(陰)을 돕는 것과 양(陽)을 사(瀉)하는 것을 금하는 것을 말한다[동원].
약금(藥禁)
약금이란 땀이 많이 나는 데는 오줌을 나가게 하는 약을 금해야 하고 오줌이 많이 나가는 데는 땀을 나게 하는 약을 금하는 것이다.
○ 목구멍이 아플 때에는 땀을 나게 하거나 오줌을 나가게 하는 약을 금해야 한다[동원].
목울(木鬱) 때에는 퍼져 나가게[達] 해야 한다. 즉 토하게 하여 확 나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울(火鬱) 때에는 헤쳐지게[發] 해야 한다. 즉 땀을 내어 발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토울(土鬱) 때에는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 즉 설사시켜서 아무 것도 막힌 것이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울(金鬱) 때에는 배설시켜야 한다. 즉 땀을 내거나 오줌을 나가게 하라는 것이다. 수울(水鬱) 때에는 꺾어 버려야 한다. 즉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내경].
『내경』에 “한증(寒證)이면 덥게 하고 열증(熱證)이면 차게 하고 경[微]하면 역치[逆]하고 심(甚)하면 종치[從]해야 한다“고 씌어 있다. 역치라는 것은 정치(正治)법을 말하는 것이고 종치라는 것은 반치(反治)법을 말하는 것이다. 반치법을 많이 쓰는가 적게 쓰는가 하는 것은 병의 상태에 따라 맞게 해야 한다. 황제(黃帝)가 ”반치법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기백(岐伯)이 ”성질이 더운약은 차게 해서 쓰고 성질이 찬약은 덥게 해서 쓰며 막힌데 막히게 하는 약을 쓰고 통하는데 통하게 하는 약을 쓰되 반드시 주되는 병의 원인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시작은 같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렇게 하면 적(積)도 해칠 수[破] 있고 뜬뜬한[堅] 것도 묽어지게 할 수 있으며 기(氣)를 고르게[和]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낫는다”고 대답하였다.
○ 경[微]하면 역치하고 중[甚]하면 종치[從]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그것은 한증(寒證)이나 성질이 더운약으로 치료하되 반드시 차게 하여 쓰고 열증(熱證)은 성질이 찬약으로 치료하되 반드시 덥게 하여 쓰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조화되게 된다. 병에는 경한 것과 중한 것이 있는데 경할 때에는 역치[逆]하는 것이 원칙이고 중할 때에는 종치[從]하는 것이 증상에 맞는 것이 된다[동원].
○ 망초와 대황은 성질이 몹시 찬약인데 이것을 덥게 하여 먹는 것은 찬약을 덥게 해서 쓰는 것이다. 건강과 부자는 성질이 몹시 더운약인데 이것을 차게 하여 먹는 것은 더운약을 차게 해서 쓰는 것이다[내경].
○ 열이 몰린 데는 맛이 쓰고 성질이 찬약을 쓰되 반드시 생강즙이나 술에 법제하여 써야 한다. 침한(沈寒)에는 부자같이 성질이 더운약을 쓰되 반드시 동변이나 꿀물에 법제하여 써야 한다.이것 역시 성질이 찬약을 덥게 해서 쓰고 더운약을 차게 해서 쓰는 것이다[입문].
[註] 침한(沈寒) : 찬 기운(한사)이 오랫동안 잠복해 있어서 여러 가지 한증 증상이 나타나는 것.
○ 막는다[塞]는 것은 부종[腫]이나 창만[脹] 때 중(中)을 보하는 것 같은 것이고 통하게 한다는 것은 이질(痢疾)에 설사약을 쓰는 것 같은 것이다[입문].
땀을 많이 내면 망양(亡陽)이 되고 심하게 설사시키면 망음(亡陰)이 된다[중경].
○ 땀을 내지 말아야 할 때 함부로 땀을 내면 진액(津液)이 다 빠져서 없어지기 때문에 죽는다. 설사시키지 말아야 할 때 억지로 설사시키면 항문[腸]이 열려서 설사가 심해지고 오줌이 참을 수 없이 나오면서 죽을 수 있다[중경].
○ 땀을 지나치게 많이 내면 기(氣)가 상하고 너무 심하게 설사를 시키면 혈(血)이 상한다[득효]
유능한 의사는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하고 묻자 의사가 “간(肝)에 병이 생겼을 때는 병이 간에서 비(脾)로 옮아갈 것을 알고 먼저 비를 든든하게 한다는 것이다. 보통 의사는 병이 옮아가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간(肝)에 병이 생겼을 때에는 비(脾)를 든든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오직 간만 치료한다. 간병 때에는 맛이 신 약으로 보하고 단내가 나면서 맛이 쓴 약으로 도와주며 맛이 단 약으로 든든하게 해야 한다. 신 맛은 간(肝)으로 들어가고 단내가 나면서 쓴 맛은 심(心)으로 들어가며 단맛은 비(脾)로 들어간다. 5장(五臟)의 상호관계를 보면 비가 신기(腎氣)를 상하게 하는데 신기가 약간 약해져도 수기(水氣)가 잘 돌지 못한다. 수기가 잘 돌지 못하면 심화(心火)가 왕성해진다. 심화가 왕성해지면 폐(肺)가 상하고 폐가 상하면 폐기가 잘 돌지 못한다. 폐기가 잘 돌지 못하면 간목(肝木)의 병이 절로 낫는다. 비를 보하는 것은 간병을 치료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다른 장기의 병도 이와 같다[중경].
아들격인 장기에서 받은 사기를 실사(實邪)라고 하고 어머니격인 장기에서 받은 사기를 허사(虛邪)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들격인 장기가 어머니격인 장기를 실(實)하게 할 수도 있고 어머니격인 장기가 아들격인 장기를 허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치료법은 허(虛)하면 어머니격인 장기를 보(補)하고 실하면 아들격인 장기를 사(瀉)하는 것이다. 가령 간(肝)이 심화(心火)의 사기(邪氣)를 받았다면 그것은 자기의 아들격인 장기에서 받은 것이므로 실사(實邪)이다. 이때에는 간경(肝經)으로 들어가는 약은 인경약[引用]으로 하고 심화를 사하는 약을 주약[君藥]으로 해야 한다. 만약 간이 신수(腎水)의 사기를 받았다면 그것은 어머니격인 장기에서 받은 것이므로 허사(虛邪)이다. 이때는 신경(腎經)으로 들어가는 약을 인경약으로 하고 간경(肝經)을 보하는 약을 주약으로 해야 한다[동원].
『난경』에 ”동방(東方)이 실(實)하고 서방(西方)이 허(虛)하면 남방(南方)을 사(瀉)하고 북방(北方)을 보(補)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그것은 다음과 같다.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는 상호 평형상태에 있어야 한다. 동방은 목(木)이고 서방은 금(金)이다. 목이 실(實)해지려고 할 때에는 금으로 평형되게 하고 화(火)가 실해지려고 할 때에는 수(水)로 평형되게 하며 토(土)가 실해지려고 할 때에는 화(火)로 평형되게 하고 수(水)가 실해지려고 할 때에는 토(土)로 평형되게 해야 한다. 동방은 간(肝)이므로 동방이 실하다는 것은 간이 실하다는 것이다. 서방은 폐(肺)이므로 서방이 허하다는 것은 폐가 허하다는 것이다. 남방화(南方火)를 사(瀉)하고 북방수(北方水)를 보(補)한다는 것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남방은 화(火)인데 화란 목(木)의 아들격이다. 북방은 수(水)인데 수란 목(木)의 어머니격이다. 수는 화를 이긴다. 수를 보하면 수는 아들격이 되어 능히 자기 어머니격인 금(金)을 실해지게 한다. 또한 수는 어머니격이 되어 능히 자기 아들격인 목(木)을 허해지게 할 수 있다. 그러니 이것은 화를 사하고 수를 보하여 금으로 목을 평형되게 하자는 것이다. 『경(經)』에 허(虛)한 것도 잘 치료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것을 물어볼 필요가 없다고 씌어 있는데 그것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그리고 수는 목의 어머니격이며 아들격인 장기가 어머니격인 장기를 실해지게 할 수 있다고 한 이 구절은 병의 원인을 말한 것이고, 어머니격인 장기가 아들격인 장기를 허해지게 할 수 있다고 한 이 구절은 치료법을 말한 것이다. 화는 목의 아들격인데 아들격인 것이 어머니격인 것을 지나치게 도우면 병들게 된다. 이것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오직 화(火)를 사(瀉)하고 수(水)를 보(補)하는 치료법으로 해야 할 뿐이다. 수를 보한다는 것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그것은 수는 목의 어머니격이므로 만일 수가 허하면 그것을 보해서 그의 힘이 능히 화를 이기도록 하여 화의 힘이 약해지고 목의 힘도 역시 약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아들격인 장기를 허(虛)해지게 한다는 뜻이다. 치료하지 않고도 낫게 한다는 것이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화가 지나치게 왕성하고 수가 지나치게 부족할 때는 수(水)를 불쿠어 주어[滋養] 화(火)를 이기게 해야만 한다. 수가 화를 이기게 해야 한다는 말[水勝火]은 진월인[越人]의 깊은 뜻이 포함된 말이다. 화(火)를 사하고 수(水)를 보하여 금(金)으로 목(木)을 평형되게 하는 것이 바로 허(虛)한 것을 치료하는 것이다. 토나 금을 보하지 않고 화를 사하고 수를 보하며 금이 자기 힘으로 평형되게 하도록 하는 것이 묘한 방법이다. 이 방법을 알지 못하면 허한 것도 치료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반드시 무능하다. 그러기 때문에 허한 것도 치료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것을 물어볼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동원].
○ 『난경』에 “사기를 사하려면 먼저 허한 것을 보해야 한다”고 씌어 있다[동원].
정명우(程明祐)가 “사람들은 다 보(補)해야만 보해지는 줄 알지 사(瀉)하는 데도 보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사(瀉)해야만 사해지는 줄 알지 보(補)하는 데도 사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하였다. 음(陰)과 양(陽)이 서로 작용하고 강(剛)한 것과 유(柔)한 것은 서로 본체를 이루므로 혈(血)을 보하여 영(榮)을 보충할 때 기를 돌게 하지 않으면 혈이 뭉친다. 기(氣)를 보하여 위를 도와줄 때 혈을 돌게 하지 않으면 기가 막힌다. 비(脾)는 운화하는[爲中州] 기관이므로 수화(水火)가 조화된 다음에야 온갖 물건을 생기게 한다[입문].
『내경』에 “약[微]하면 조화시킨 다음 평형되게 하고 심[盛]하면 통하게 하거나 땀을 내거나 설사시켜야 한다. 찬가[寒], 더운가[熱], 따뜻한가[溫], 서늘한가[凉], 약한가[衰]에 따라 좋은 것을 택해야 한다”고 씌어 있다. 주해에 “가령 찬 기운이 약간 있으면 따뜻한 것으로 조화시키고 찬 기운이 심하면 더운 것으로 치료하면 찬 기운이 몹시 심하면 설사시켜서 없애 버려야 한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역치법[逆]으로 내리눌러야 한다. 내리눌러도 완전히 낫지 않으면 그 소속을 찾아 약해지게 해야 한다. 더운 기운이 약간 있으면 서늘한 것[凉]으로 조화시키고 더운 기운이 심하면 찬 것을 치료하고 더운 기운이 몹시 심하면 땀을 내서 헤쳐지게[發表] 해야 한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역치법으로 억제해야 한다. 억제하여도 완전히 낫지 않으면 그 소속을 찾아 약해지게[衰] 해야 한다”고 씌어 있다[동원].
○ 소속을 찾아 치료한다는 것은 같은 것끼리 서로 응(應)하게 한다는 말이다. 『내경』에 “처져 내려갔으면 뜸을 뜨라”고 씌어 있다. 열(熱)을 약해지게 한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화(火)는 술(戌)로 약해지게 하고 금(金)은 진(辰)으로 약해지게 한다는 것이다[동원].
병을 치료하는 데는 3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초기치료, 중간치료, 마감치료 등이다. 초기치료법은 세게 다루는 것이다. 즉 성질이 세고 반응이 빠른 약을 쓴다는 것인데 병이 갓 생겼거나 갑자기 생겼거나 경하게 감촉되었거나[感之經] 중하게 앓거나에 관계없이 다 성질이 세고 반응이 빠른 약을 써서 급히 없애 버린다는 것이다.
○ 중간치료법은 완화하게 하는 것과 맹렬하게 하는 것을 알맞게 하는 것이다. 병이 그다지 오랜 것도 아니고 갓 생긴 것도 아닐 때에는 성질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약으로 원기[正氣]를 돋구면서 사기(邪氣)를 없애는 동시에 원기와 사기를 고려하여 때때로 침과 뜸을 알맞게 배합해야 효과가 대단히 빠르다.
○ 마감치료법은 완화[緩寬]하게 하는 것이다. 완화하게 한다는 것은 약의 성질이 평순하여 많이 먹어도 중독되지 않으면서 오직 혈기(血氣)를 잘 돌게 하고 원기[正氣]를 왕성해지게 하여 사기(邪氣)가 저절로 물러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때에도 침과 뜸을 배합하여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다[동원].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란 즉 화(和), 취(取), 종(從), 절(折), 속(屬) 법이다.
○ 첫째는 화법(和法)인데 이것은 열(熱)이 약간 있는 병 때 서늘한 약을 써서 조화시키는 방법이다. 화법을 써도 낫지 않으면 취법을 써야 한다.
○ 둘째는 취법(取法)인데 이것은 열이 약간 심할 때 성질이 찬약으로 열을 없애는 방법이다. 취법을 써도 낫지 않으면 종법을 써야 한다.
○ 셋째는 종법(從法)인데 이것은 증상이 심할 때 성질이 따뜻한 약으로 따라가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즉 성질이 찬약을 덥게 해서 쓰는 것, 한증(寒證) 때 성질이 따뜻한 약을 쓰거나 땀을 내서 발산시키는 것을 말한다. 종법을 써도 낫지 않으면 절법을 써야 한다.
○ 넷째는 절법(折法)인데 이것은 증상이 몹시 심한 때 역치법[逆]으로 억누르는 것을 말한다. 역치법으로 억눌러도 낫지 않으면 반드시 내리몰아서[下奪] 없애 버려야 한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속법을 써야 한다.
○ 다섯째는 속법(屬法)인데 이것은 소속을 찾아서 약해지게 하는 법이다. 즉 병이 깊이 골수(骨髓)에 있어서 뽑아낼 수도 없고 침(鍼)작용이나 약 기운도 잘 미치지 못할 때 그 소속을 찾아서 약해지게 하는 방법이다[동원].
한증[寒病] 때 성질이 더운약을 써도 추운 것이 없어지지 않고 열증[熱病] 때 성질이 찬약을 써도 열이 없어지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계현자(啓玄子)가 “열증 때 성질이 찬약을 써도 차지지 않는 것은 수(水)가 없기 때문이다. 한증 때 성질이 더운약을 써도 더워지지 않는 것은 화(火)가 없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차게 하여도 차지지 않는 것은 수(水)가 없기 때문이고 덥게 하여도 더워지지 않는 것은 화(火)가 없기 때문이다. 『내경』에는 “생리작용의 근원[源]을 보해야 한다”고 씌어 있다. 근원이 이미 끊어졌으면 약으로는 진수(眞水)와 진화(眞火)를 보할 수 없다[동원].
○ 화(火)의 근원[源]을 보하여 흐린 음기(陰氣)를 없애고 수(水)의 근원을 보하며 양기(陽氣)를 억제하는 것이 생리작용의 근원을 보하는 것이다[내경].
○ 한증[寒]을 성질이 더운약으로 치료하였는 데도 한증이 더 심해지고 열증[熱]을 성질이 찬약으로 치료하였는 데도 열증이 더 심해지는 것은 어떻게 된 일인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5장(五臟)에는 각각 음양(陰陽)의 속성이 있는데 그 속성에 따라 치료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가령 심(心)이 실(實)하여 열이 날 때에는 반드시 신수(腎水)를 보해야 한다. 그래야 신수가 많아지면서 열이 저절로 없어진다. 신이 허(虛)하여 한증이 생겼을 때에는 심(心)을 보해야 한다. 그래야 심화(心火)가 내려가면서 한증이 저절로 없어진다. 이것이 바로 차게 하여도 열이 나는 것은 음(陰)에서 찾고 덥게 하여도 차지는 것은 양(陽)에서 찾으라는 말이다[동원].
『난경』에 “허(虛)하면 어머니격인 것을 보(補)하고 실(實)하면 아들격인 것을 사(瀉)하라”고 씌어 있다. 주해에 “가령 폐금(肺金)이 실(實)해지면 반드시 그 아들격인 신수(腎水)를 줄어들게 하여 아들격인 것이 어머니격인 것의 힘을 약해지게 해야 폐(肺)가 실(實)하던 것이 저절로 고르게[平] 된다”고 씌어 있다. “폐(肺)가 허(虛)할 때에는 반드시 그 어머니격인 비토(脾土)를 보(補)하면 어머니격인 것이 아들격인 것을 보하여 주기 때문에 폐가 허하던 것이 저절로 고르게 된다”고 씌어 있다. 다른 장기도 이와 같다[전을].
약은 간단하면서 요긴한 것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藥貴簡要]
오랜 옛날에는 1가지 약으로 1가지 병을 치료하였는데 한(漢)나라 장중경(張仲景) 때에 와서 여러 가지 약을 섞어 가지고 1가지 병을 치료하였는데 약의 종류가 3가지나 5가지에 불과하고 군(君), 신(臣), 좌(佐), 사(使)의 양이 같지 않으면 주(主)약과 인경(引經)약이 알맞게 되어 있다. 그런데 후세 사람들이 효과를 본다고 하면서 한 처방에 20-30가지 약을 섞어서 쓰는데 이것은 맞지 않는 것이다. 단계(丹溪)가 “나는 늘 중경
(仲景)의 처방법과 동원(東垣)의 약 쓰는 법을 본받는데 약의 가짓수는 적으면서도 효과가 정확하다. 지출환은 장역로(張易老)의 처방인데 이것은 횐삽주(백출) 80g으로 비위[脾]를 보하고 지실 40g으로 속이 트직한 것[ ]을 없애게 되어 있다. 그 후에 동원이 귤껍질(陳皮) 40g을 넣어서 위가 조화되게 하였다. 이것은 한쪽으로는 보하고 한쪽으로는 소화시키게 되어 있으며 간단하고 알맞게 되어 있다. 그러니 참말로 처방을 구성하는 취지를 잘 알 수 있다”고 하였다[방광].
○ 허학사(許學士)는 석미론(釋微論)에 “내가 중경의 글을 읽고 중경(仲景)의 치료법을 쓰고 있지만 중경의 치료법대로 잘 쓰지는 못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중경의 의도를 잘 알고 한 말이다[동원].
○ 단계는 어째서 동원을 본받지 않고 중경을 본받았는가. 그것은 약의 성질을 정확히 아는 것이 동원만한 이가 없기 때문이다. 동원은 의학에 정통한 사람이므로 그 사람은 약의 종류를 많이 썼다. 그러나 이것을 다른 사람들이 본받는다고 하면서 약종을 많이 써서 난잡하게 만들었다. 어떤 사람이 동원은 한신(韓信)이 군대는 많을수록 좋다고 한 것과 같이 약종을 많이 쓸수록 더 좋다고 했는데 이것이 경계해야 할 말이라고 하였다[절재].
처방을 요약하는 것은 주머니를 졸라매듯이 해야 한다[約方猶約囊]
『영추』에 “처방을 요약[約]하는 것이 주머니를 졸라매듯이 해야 한다”고 씌어 있다. 주머니가 가득 찼을 때 졸라매지 않으면 쏟아질 것이고 처방을 구성할 때 요약하지 않으면 목적한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중경이“계지탕(桂枝湯)으로는 풍사(風邪)에 감촉된 것을 치료하되 한번 써서 땀이 나고 나으면 더 쓰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대승기탕으로 대변이 몹시 굳고 배가 몹시 그득한 것을 치료하되 설사가 나면 약이 남았다고 하여도 더 쓰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을 보아 약을 쓸 때 얼마나 조심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주머니를 졸라매듯 하라고 한 옛 사람들의 뜻을 잘 알고 한 말이다[보감].
○ 근거없이 함부로 약을 쓰면 오히려 기(氣)를 상(傷)하게 할 수 있다[영추].
○ 반고(班固)가 “병이 있어도 치료해 주지 않는 의사가 중등 의사[中醫]는 된다고 하였다. 의사가 약을 한번 잘못 썼을 때에는 후회하여도 별도리가 없다”고 하였고. 이것은 옛사람들이 “서투른 의사들에게 치료받는 것은 치료받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 뜻과 같은 것이다[입문].
당나라 허윤종(許胤宗)이 책을 쓰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그에게 책을 써서 후대에게 남기라고 권고하였다. 그러자 그가 “의사란 뜻[意]으로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생각하는 것[思慮]이 세밀하면 된다. 맥(脈)의 모양은 묘하여 명확히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의도를 말로써는 다 표현하지 못하겠다. 옛날에 유능한 의사들은 맥을 중요하게 보고 병을 알아냈기 때문에 병과 약이 맞으면 오직 한 가지 약으로 치료한다고 하여도 약 기운이 순수하게 작용하여 더 빨리 나았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맥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생각으로 병을 짐작하고 약 가짓수를 많이 넣어 써서 요행수로 효과를 보려고 한다. 이것을 비유해 말하면 사냥꾼이 토끼잡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넓은 벌판을 둘러싸서 혹시 한번 잡아볼까 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기술이 없는 것이다. 한 가지 약이 우연히 들을 만하다가 다른 약의 억제를 받으면 자기 효능을 나타내지 못하여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 맥은 묘하기 때문에 말로 전하기도 어렵고 공연히 의학책을 쓴다고 하여도 누구 하나 알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책을 쓰지 않는다”고 대답하였다[입문].
○ 손진인(孫眞人)이 “의사는 뜻으로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때에 따라 보[增]해 주기도 하고 사[損]해 주기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틀이 없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천금].
아픈 것은 통(通)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통하지 못하면 아프다. 또한 여러 가지 통증은 실(實)해서 생긴 것이다. 이때에는 잘 나가게 해야 그에 따라 아픈 것도 덜하게 된다. 나가게 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설사시킨다는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통증이 표(表)에 있는 것도 실(實)한 것이고 이(裏)에 있는 것도 실한 것이며 혈기(血氣)에 있는 것도 역시 실한 것이다. 표(表)에 있을 때에는 땀을 내야 하고 이(裏)에 있을 때에는 설사시켜야 나으며 혈기에 있을 때에는 흩어지게 하고 돌게 해야 낫는다. 그러니 잘 나가게 한다는 것을 어떻게 설사시킨다는 것으로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잘 통하게 한다는 뜻으로 설명해야 한다[동원].
○ 모든 통증은 화(火)에 속한다. 그러나 성질이 찬약을 많이 쓰지 말고 반드시 성질이 따뜻하고 흩어지게 하는 약을 써야 한다[단심].
○ 모든 통증에는 기(氣)를 보(補)하지 말고 인삼을 쓰지 말아야 하다. 보하여 기가 왕성해지면 통(通)하지 못하게 되어 아픔이 더 심해진다[단심].
『내경』에는 “몸이 약하면 온(溫)하게 하라”고 씌어 있는데 온하게 한다는 것은 보양[養]하라는 뜻이다. 즉 온하게 한다는 것은 음식을 조절하고 일상생활을 알맞게 하여 욕심을 버리고 걱정하지 말며 조용하게 있어서 진기(眞氣)가 회복되기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예기(禮記)』에는 “얼굴빛을 유순하고 온하게 하라”고 씌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온(溫)’자는 바로 『내경』에 씌어 있는 ‘온(溫)’자와 같다. 약으로 보한다는 것도 역시 온하게 하여 영양[養]한다는 것이다. 동원은 ‘온’자를 온량(溫凉)의 ‘온’자와 같다고 하면서 성질이 따뜻한 약으로 진기[元氣]를 보하고 화사(火邪)를 사(瀉)해야 한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잘 아는 사람이 한번 실수한 것이다[단심].
병은 한(寒), 습(濕), 열(熱), 조(燥)에 불과하다[人病不過寒濕熱燥]
한(寒)과 습(濕)은 음(陰)에 속하고 열(熱)과 조(燥)는 양(陽)에 속하므로 병은 이 2가지에 불과하다. 약을 잘 쓰는 사람은 맛이 쓰고 성질이 찬약으로 양을 사[泄]하고 맛이 맵고 성질이 따뜻한 약으로 음을 헤친다[散]. 병이 낫지 않는 것은 사기(邪氣)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일찍이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으로 열(熱)과 조(燥)를 치료하고 생료오적산(生料五積散)으로 한(寒)과 습(濕)을 치료하여 효과를 보았다[의감].
태백단(太白丹)에 초석을 좌(佐)약으로 하고 내복단(來復丹)에 초석을 쓰는 것은 지양(至陽)을 지음(至陰)으로 보좌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은 중경(仲景)이 백통탕(白通湯)에 저담즙을 넣어서 쓴 것과 의미가 대체로 같다. 왜냐하면 한사[寒]가 막힌 데는 양기(陽氣)가 잠복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잠복된 양기가 없으면 반드시 음증약[陰藥]을 좌약으로 쓸 필요가 없다[탕액].
잡병(雜病)을 치료할 때에는 먼저 기(氣)를 조화시킨 다음 여러 가지 증상을 치료해야 위기(胃氣)가 상하지 않게 된다. 이것이 중요한 것이다. 만약 혈(血)에 병이 생겼으면 먼저 기(氣)를 고르게 해야 한다. 그것은 기가 고르지[調] 못하면 혈(血)이 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는 강령[綱]이므로 가정에서 남편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남편이 이끌지 않으면 처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과 같이 기가 돌지 못하면 혈이 돌지 못한다[동원].
○ 치는[攻擊] 성질이 있는 약은 병이 있을 때 쓰면 병이 받게[受] 되지만 병기[病邪]가 경(輕)할 때 쓰면 약 기운이 세기 때문에 위기(胃氣)가 상하게 된다. 위기(胃氣)는 맑고 순수하고 잘 조화된 기운인데 이 기운은 오직 곡식, 고기, 채소, 과실 등에 의해서 유지되고 보충된다. 약은 다 치우치는 기운[偏勝之氣]이 있다. 인삼이나 단너삼(황기) 같은 약도 치우치는[偏] 기운이 있는데 치는[攻擊] 약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동원].
○ 환자의 몸을 보아서 본래부터 기(氣)가 약한 사람이면 맛이 쓰고 성질이 찬약은 빼고 인삼, 단너삼(황기), 감초 같은 약을 많이 넣어 써서 먼저 원기(元氣)를 보(補)하면서 화를 사(瀉)해야 한다[동원].
살이 찐 사람은 기(氣)가 허(虛)하고 담(痰)이 많으므로 담을 삭이고[豁] 기(氣)를 보해야 한다. 여윈 사람은 혈이 허하고 화가 있으므로 화(火)를 사(瀉)하고 음(陰)을 보[滋]해야 한다[입문].
○ 살이 찐 사람도 기를 보해야 하고 얼굴이 흰 사람도 기를 보해야 한다[단심].
○ 얼굴이 흰 사람은 발산(發散)시키는 성질이 있는 약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본래부터 기(氣)가 허(虛)한데 더 허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굴빛이 검은 사람은 단너삼(황기)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본래부터 기(氣)가 실(實)한데 더 보하는 것으로 되기 때문이다. 기가 실한 사람이 단너삼(황기)을 많이 넣어서 숨이 차하면 삼요탕(三拗湯, 처방은 기침문에 있다)을 써서 사(瀉)해야 한다[단심].
손진인(孫眞人)이 “의사가 먼저 병의 원인을 알아낸 다음에는 그 원인에 따라 음식물로 치료해야 한다. 음식물로 치료하여 낫지 않으면 약을 써야 한다”고 하였다. 늙은이나 어린이만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사람, 오랜 병으로 약을 싫어하는 사람, 가난한 사람 등은 다 음식을 조절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다[입문].
『내경』에 “병을 치료하는 데는 8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면 병을 낫게 할 수 없다”고 씌어 있다. 그것은 표리(表裏), 한열(寒熱), 허실(虛實), 사기(邪氣)와 정기(正氣)이다[입문].
학질( 疾), 광질(狂疾), 수기(水氣), 각기(脚氣)이다[의설].
은 표(表)가 실(實)한 것을 사(瀉)하고 계지는 표가 허(虛)한 것을 보한다. 망초와 대황은 이(裏)가 실(實)한 것을 사(瀉)하고 건강, 부자는 이(裏)가 허(虛)한 것을 보한다[운기].
○ 표(表)가 허한 데는 계지탕(桂枝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를 쓰지 말고 마황탕(麻黃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를 쓴다. 이(裏)가 허한 데는 소건중탕(小建中湯, 처방은 허로문에 있다), 이(裏)가 실한 데는 조위승기탕(調胃承氣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을 쓴다[동원].
풍증, 열증, 조증, 습증, 한증을 치료하는 방법[風熱燥濕寒治法]
풍사[風]는 양(陽)에 속하는데 잘 돌아다니고 자주 변하며 밖으로부터 들어와서 정기(正氣)를 몰리게 한다. 그러므로 풍증[風]을 치료할 때에는 기(氣)를 잘 돌게 하고 표(表)를 발산시키는 약을 흔히 쓰는 것이다. 또한 풍사가 들어와서 오랫동안 있으면 열(熱)이 생기는데 열은 담(痰)을 생기게 한다. 이런 때에는 풍사를 몰아내고 담을 삭이는 약을 써야 한다. 또는 열이 극도에 달하면 풍이 생기는데 풍은 진액[液]을 마르게 하므로 이런 때에는 열을 내리고[淸] 마른 것을 눅여 주는[潤] 약을 써야 한다.
○ 열증[熱]은 성질이 찬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성질이 찬약은 음(陰)에 속하기 때문에 열증을 치료할 때에는 흔히 음증약[陰藥]을 쓴다. 또한 울화(鬱火) 때에는 발산시키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풍증에 쓰는 약을 써야 한다. 화울(火鬱) 때에는 발산시켜야 하는데 양기(陽氣)를 끌어올리고 화(火)를 헤쳐지게[散] 해야 한다.
○ 습(濕)은 기(氣)가 허(虛)하여 음식을 소화시켜 내려보내지 못하면 생기므로 이런 데는 기를 보(補)하고 습(濕)을 없애는 약을 써야 한다. 그리고 또 속을 덥히고 소화시키는 약과 수습[濕]을 잘 돌게 하는 약, 대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약을 써야 한다.
○ 조증[燥]은 혈(血)이 허(虛)하여 생긴다. 즉 혈이 허하면 열이 생기는데 열이 조증을 생기게 한다. 이런 데는 열을 내리고 진액[津]을 생기게 하는 약과 혈을 불쿠어 주고[滋] 마른 것을 눅여 주는[潤] 약을 써야 한다.
○ 한증[寒]은 성질이 뜨거운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성질이 뜨거운 약은 양(陽)에 속하므로 한증을 치료하는 데는 흔히 양증약[陽藥]을 쓴다. 겉이 차면 땀을 내어 발산시키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풍증(風證)에 쓰는 약을 써서 한사(寒邪)가 땀을 따라 풀려 나가게 해야 한다[고암].
병을 치료할 때에는 먼저 병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治病先去根]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먼저 병의 뿌리를 없앤 다음 수렴[收澁]하는 약을 쓰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옷을 빨 때 먼저 때를 뺀 다음 빨아서 풀을 하고 다듬이질하는 것과 같다[단심].
○ 장대인(張戴人)이 “양생(養生)하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을 원래는 같이 할 수 없는 것인데 요즘 사람들은 보(補)하는 약으로 병을 치료하니 효과가 있을 수 없다”고 하였다[강목].
경제(輕劑), 청제(淸劑), 해제(解劑), 완제(緩劑), 한제(寒劑), 조제(調劑), 감제(甘劑), 화제(火劑), 서제(暑劑), 담제(淡劑), 습제(濕劑), 탈제(奪劑), 보제(補劑), 평제(平劑), 영제(榮劑), 삽제(澁劑), 온제(溫劑), 화제(和劑) 등 이것이 18제이다[갑주].
경제(輕劑)는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 처방은 풍문에 있다) 같은 것들인데 발산(發散)시키는 약이다.
청제(淸劑)는 양격산(凉膈散, 처방은 화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열이 몰린[積熱] 데 쓴다.
해제(解劑)는 소시호탕(小柴胡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화해(和解)시키는 데 쓴다.
완제(緩劑)는 대시호탕(大柴胡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같은 것들인데 이(裏)에 열(熱)이 있을 때 쓴다.
한제(寒劑)는 대승기탕(大承氣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트직[ ]거나 실(實)하거나 그득(滿)한 데 쓴다.
조제(調劑)는 조위승기탕(調胃承氣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위(胃)에 열(熱)이 있는 데 쓴다.
감제(甘劑)는 천수산(天水散, 처방은 서문에 있다)같은 것들인데 허열(虛熱)에 쓴다.
화제(火劑)는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화(火)를 사(瀉)하는 데 쓴다.
서제(暑劑)는 백허탕(白虛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같은 것들인데 더위 먹은 데 쓴다.
담제(淡劑)는 오령산(五 散,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오줌을 나가게 하는 데 쓴다.
습제(濕劑)는 삼화신우환(三花神祐丸, 처방은 설사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수분을 몰아내는 데 쓴다.
탈제(奪劑)는 삼황환(三黃丸, 처방은 화문에 있다)같은 것들인데 열(熱)을 내리는 데 쓴다.
보제(補劑)는 방풍당귀음자(防風當歸飮子, 처방은 화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허(虛)한 것을 보하는데 쓴다.
평제(平劑)는 사군자탕(四君子湯, 처방은 기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기(氣)가 허(虛)한 데 쓴다.
영제(榮劑)는 사물탕(四物湯, 처방은 혈문에 있다)같은 것들인데 혈이 허(虛)한 데 쓴다.
삽제(澁劑)는 위풍탕(胃風湯, 처방은 대변문에 있다)같은 것들인데 혈리(血痢)에 쓴다.
온제(溫劑)는 이중탕(理中湯 처방은 상한문에 있다)같은 것들인데 중한(中寒)에 쓴다.
화제(和劑)는 평위산(平胃散, 처방은 5장문에 있다)같은 것들이다. 위(胃)를 조화[和]시키는 데 쓴다.
모든 풍습[風]에는 방풍(防風)을 주약으로 하고 풍사[風]에 상(傷)한 것을 풀리게 하는 데도 방풍을 주[君]약으로 하여 횐삽주(백출)와 감초를 좌(佐)약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풍사는 맛이 매운 약으로 발산시켜야 좋기 때문이다.
○ 한사[寒]에 상한 것을 낫게 하는 데는 감초를 주약으로 하고 방풍, 흰삽주(백출)를 좌약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사[寒]는 맛이 단 약으로 발산시켜야 좋기 때문이다.
○ 눈이 갑자기 벌겋게 붓는 병에는 방풍, 속썩은풀(황금)을 주약으로 하여 화(火)를 사(瀉)하고 황련과 당귀를 좌약으로 하여 혈[血]을 조화시켜야 한다. 오랜 눈병으로 눈앞이 흐린 데는 찐지황(숙지황), 당귀를 주약으로 하고 강호리(강활)와 방풍을 신(臣)약으로 하여 단국화(감국)와 감초를 좌약으로 해서 써야 한다.
○ 이질(痢疾)로 배가 아픈 데는 집함박꽃뿌리(백작약)와 감초를 주약으로 하고 당귀와 흰삽주(백출)를 좌약으로 해야 한다. 물 같은 설사가 나는 데는 흰솔풍령(백복령)과 흰삽주(백출)를 주약으로 하고 감초와 집함박꽃뿌리(백작약)를 좌약으로 해서 써야 한다.
○ 모든 기침에는 오미자를 주약으로 하는데 담이 있으면 끼무릇(반하), 숨이 차면 갖풀(아교)을 좌약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열(熱)이 있으면 속썩은풀(황금)을 좌약으로 해야 한다.
○ 모든 학질[ ]에는 시호를 주약[君]으로 해야 한다.
○ 오줌이 잘 나가지 않는 데는 황백과 지모를 주약으로 하고 흰솔풍령(백복령)과 택사를 좌약으로 해야 한다.
○ 하초(下焦)에 습(濕)이 있으면 용담초, 방기를 주약으로 하고 감초(가는 뿌리)와 황백을 좌약으로 해야 한다.
○ 치루(痔漏)에는 삽주(창출)와 방풍을 주약으로 하고 감초와 집함박꽃뿌리(백작약)를 좌약으로 해야 한다.
○ 모든 헌데[瘡]에는 황련과 당귀를 주약으로 하고 속썩은풀(황금)을 좌약으로 해야 한다[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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